한 줄 소개
약 19년 전 미주리의 눈 덮인 뒷마당, 여섯 살 소년이 대학생 형들이 만든 썰매 점프대를 타고 11미터를 날았다. 그 언덕에서 함께 놀던 형 중 한 명이 막 프로에 지명된 미주리대 투수 맥스 슈어저였다. 20년 뒤, 그 소년은 슈어저의 팀 동료가 되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영문 이름 | Spencer David Miles |
| 출생 | 2000년 7월 26일, 미국 미주리주 컬럼비아 |
| 투타 | 우투우타 |
| 포지션 | 우완 투수 (불펜·선발 겸업) |
| 현 소속 |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번호 62) |
| 프로 입단·데뷔 | 2022년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136순위, 샌프란시스코), 2026년 3월 데뷔 |
| 소속 이력 | 미주리대(워크온) → 샌프란시스코(2022~2025) → 토론토(2025 룰5 전체 10순위) |
왜 지금 주목하나
마일스는 프로 세 시즌 동안 통틀어 14이닝 남짓밖에 던지지 못했다. 허리 수술로 한 시즌을, 팔꿈치 수술로 또 한 시즌을 날렸기 때문이다. 자이언츠는 그를 40인 로스터에서 보호하지 않았다. 실력이 아니라 부상 이력 때문이었다.
2026년 그는 토론토 불펜에서 27경기 64이닝을 던지며 4승 2패 평균자책 3.52, WHIP 1.13을 기록하고 있다. 룰5 드래프트로 데려온 선수가 시즌 내내 빅리그 로스터를 지켜내고 있다는 뜻이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정석과 거리가 먼 길
마일스는 고교 시절 투수가 아니라 타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졸업반 타율이 4할 2푼 9리였다. 뒤늦게 구속이 붙어 투수로 전향한 뒤 미주리대에 장학금 없는 워크온으로 입학했다.
대학 성적은 평균자책 6~7점대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2022년 샌프란시스코가 구위 하나를 보고 그를 4라운드 전체 136순위로 지명했다. 그의 고교 야구부 역사상 첫 메이저리그 지명자였다.
14이닝
프로는 시련이었다. 2023년 허리 수술로 시즌 전체를 날렸고, 2024년 6월에는 팔꿈치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세 시즌 동안 프로에서 던진 이닝은 통틀어 14이닝 남짓이었다.
그를 지탱한 건 하루치의 마음가짐이었다.
"매일 그날에 충실하자는 게 제 좌우명이었어요."
외나무다리
반전은 2025년 가을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시작됐다. 최고 98.4마일을 뿌리며 8과 3분의 2이닝 12탈삼진을 잡자 토론토가 그를 눈여겨봤다. 그해 12월 10일, 토론토는 그를 룰5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지명했다.
시즌 내내 빅리그 로스터에 두지 못하면 원소속팀에 반환해야 하는 이 제도는, 마일스에겐 외나무다리이자 유일한 문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는 싱커를 앞세워 개막 로스터의 마지막 자리를 따냈다. 본인은 그 공을 "감옥 탈출 카드"라고 불렀다.
뒷마당의 형
2026년 3월 28일 데뷔전, 그는 연장 11회에 올라와 세 타자를 막고 곧바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그 밤 더그아웃에서 손을 내밀어 그를 맞은 사람이, 20년 전 뒷마당의 그 형 맥스 슈어저였다.
7월 7일에는 자기를 놓아준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팀 승리를 도왔다. 버려짐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증명으로 매듭지어진 셈이다.
"확실히, 정석은 아니죠."
기록으로 보는 스펜서 마일스 (MLB 정규시즌)
| 시즌 | 등판 | 선발 | 승-패 | 평균자책 | 이닝 | WHIP | 탈삼진 |
|---|---|---|---|---|---|---|---|
| 2026 (7월 중순) | 27 | 4 | 4-2 | 3.52 | 64 | 1.13 | 61 |
데뷔 시즌이라 비교할 과거 기록이 없다. 27경기 중 선발이 4경기, 나머지는 구원 등판이다. 64이닝은 불펜 투수로서 많은 편으로, 한 번 올라오면 여러 이닝을 소화하는 쓰임새를 보여준다. 프로 첫 세 시즌 통산 14이닝이었던 투수가 한 시즌에 그 네 배를 던지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
마일스의 중심은 싱커다.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들며 가라앉아 땅볼을 만들어내는 공으로, 본인이 "감옥 탈출 카드"라 부를 만큼 위기 상황에서 기대는 구종이다. 여기에 96~98마일대 포심과 슬라이더가 붙는다.
구속은 충분하고 구종도 갖췄다. 그에게 부족했던 것은 언제나 건강이었다. 2026년의 64이닝은 성적 자체보다 그가 한 시즌을 온전히 던져낼 수 있다는 증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낯선 용어: '워크온'은 장학금 없이 대학 운동부에 들어가는 선수를 말한다. '룰5 드래프트'는 일정 기간 마이너에 머문 선수를 다른 구단이 데려갈 수 있게 한 제도로, 데려간 구단은 그 선수를 시즌 내내 빅리그 로스터에 둬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원래 팀에 되돌려줘야 한다.
- 오해하기 쉬운 지점: 40인 로스터에서 보호받지 못했다는 것이 곧 실력 미달을 뜻하지는 않는다. 마일스의 경우 부상으로 던진 이닝 자체가 없어 구단이 판단할 자료가 부족했던 쪽에 가깝다.
- 눈여겨볼 것: 룰5 지명 선수의 첫 관문은 성적이 아니라 시즌 완주다. 그가 로스터를 지켜내면 이듬해부터는 정상적인 마이너 옵션을 쓸 수 있게 돼, 팀이 그를 선발로 키울 여지가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