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드래프트를 코앞에 두고 오른팔 인대가 파열돼 6라운드까지 미끄러졌던 전국구 유망주가, 토미존 수술을 받은 바로 그 팔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투수가 되었습니다. 2025년 겨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맺었고, 2026년 여름 서른 살에 커리어 첫 올스타에 뽑힌 우완 파이어볼러, 딜런 시즈입니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이름 | Dylan Cease (딜런 시즈) |
| 출생 | 1995년 12월 28일 · 미국 조지아주 밀턴(Milton) |
| 투타 | 우투우타 |
| 포지션 | 선발 투수 |
| 현 소속 | 토론토 블루제이스 |
| 프로 입단 | 2014년 시카고 컵스 6라운드(전체 169순위) 지명 |
| 메이저 데뷔 | 2019년 7월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
왜 지금 주목하나
2026년의 딜런 시즈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시의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2025년 12월, 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7년 2억1천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종전 조지 스프링어의 6년 1억5천만 달러를 넘어선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반년 뒤인 2026년 7월, 서른 살에 커리어 첫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계약에는 곧바로 논쟁이 따라붙었습니다. 시즈는 최고의 해와 평범한 해가 번갈아 오는 이른바 '격년 에이스'로 불려 왔기 때문입니다. "왜 기복 있는 투수에게 구단 최대 금액을 주는가"라는 물음이 그의 커리어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한국 팬에게도 낯설지 않은 팀입니다. 류현진이 한때 에이스로 뛰었던 그 토론토의 새 얼굴이 바로 시즈이기 때문입니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하필 그 봄에 터진 팔꿈치
2014년 봄, 시즈는 1라운드 후보로 꼽히던 전국구 고교 투수였습니다. 그러나 시즌 도중 오른팔 척골측 부수인대(UCL)가 파열됐습니다. 투수에게 가장 두려운 부상이 드래프트를 코앞에 두고 찾아온 것입니다. 구단들은 계산기를 두드렸고, 재능은 최상위였지만 수술이 필요한 팔이라는 사실이 그의 순번을 끌어내렸습니다. 결국 시카고 컵스가 6라운드(전체 169순위)에서 그를 불렀고, 토미존 수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150만 달러의 계약금을 안기며 대학 진학을 포기시켰습니다. 그해 7월, 시즈는 팔꿈치에 칼을 댔습니다.
두 번 트레이드 자산이 된 남자
시즈의 커리어에는 유독 '거래되는 자'의 신세가 따라다녔습니다. 첫 번째는 2017년, 컵스가 선발 호세 퀸타나를 데려오며 유망주 시즈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보낸 딜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2024년, 화이트삭스가 다시 리빌드에 들어가며 그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넘긴 트레이드였습니다. 리빌드하는 팀이 미래를 위해 파는 자산, 그 안에 끼워진 부속이 매번 시즈였습니다.
노히터, 그리고 노히터와 스친 인연들
시즈는 파드리스 시절인 2024년 7월 25일 워싱턴을 상대로 노히터를 완성했습니다. 9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114구,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노히터였습니다. 반면 안타 하나 때문에 놓친 밤도 있었습니다. 2026년 7월 8일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8이닝을 무안타로 막았지만, 9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며 3아웃을 남기고 대기록이 무산됐습니다. 표정 없는 투수로 유명한 그가 그날만큼은 더그아웃에서 말이 많아졌던 장면이 오래 회자됐습니다.
구단 최대 계약, 그리고 첫 올스타
2025년 12월, 토론토는 그에게 7년 2억1천만 달러라는 구단 최대 계약을 안겼습니다. 이듬해 여름, 시즈는 마침내 커리어 첫 올스타에 선정됐습니다. 흥미로운 아이러니는 정작 그가 가장 잘 던졌던 해에는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고, 첫 별은 서른 살에야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기록으로 보는 딜런 시즈 (MLB 정규시즌)
| 시즌 | 등판 | 승-패 | 평균자책 | WHIP | 탈삼진 |
|---|---|---|---|---|---|
| 2022 | 32 | 14-8 | 2.20 | 1.11 | 227 |
| 2023 | 33 | 7-9 | 4.58 | 1.42 | 214 |
| 2024 | 33 | 14-11 | 3.47 | 1.07 | 224 |
| 2025 | 32 | 8-12 | 4.55 | 1.33 | 215 |
| 2026 (7월 중순) | 17 | 6-4 | 2.56 | 1.13 | 148 |
성적표는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렸지만, 등판 횟수만은 해마다 30선발 안팎으로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평균자책은 2022년 2.20에서 2023년 4.58까지 널뛰었어도, 매년 200개 안팎의 탈삼진과 로테이션을 지킨 꾸준함은 그대로였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시즈의 결정구는 슬라이더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슬라이더가 원래는 커브였다는 점입니다. 고교 시절 토미존 수술을 받기 전까지 그의 주무기는 커브였고, 구질의 종류와 무관하게 공을 잘 회전시키는 손을 타고났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높은 탈삼진과 함께 볼넷도 적지 않아, 위력과 기복이 한 몸에 담긴 유형의 파이어볼러입니다. 무엇보다 그의 진짜 값어치는 내구성에 있습니다. 데뷔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은 '매번 나오는 팔'이라는 점이, 버려질 뻔했던 팔이 도달한 가장 역설적인 자산입니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류현진이 2020~2021년 에이스로 뛰었던 토론토의 새 간판이라는 점에서 한국 팬에게 익숙한 계보입니다. 국내 언론도 그의 계약을 "류현진 기록도 넘어선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으로 크게 보도했습니다.
• 2024년 시즈의 노히터 경기에서 파드리스의 득점을 만든 주인공이 당시 유격수였던 김하성이었습니다. 한국 팬들이 이 경기를 '김하성의 결승타 경기'로도 기억하는 이유입니다.
• '격년 에이스'라는 통념은 단순한 변덕으로 보기 쉽지만, 실제로는 실력 지표는 일정한데 결과만 운에 따라 출렁였다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통계 시대에 '기복'을 다시 보게 만드는 사례입니다.
• '노히터'는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완투하는 기록, '토미존 수술'은 팔꿈치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을 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