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열일곱 살에 그는 시속 90마일을 던질 수 있었다. 문제는 한 번 던지고 나면 일주일 동안 다시 던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그를 지명하지 않았고, 대학 입학 때까지 그가 던진 이닝은 통틀어 55이닝이었다. 8년 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됐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영문 이름 | Logan Keith Gilbert |
| 출생 | 1997년 5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파크 (아포프카에서 성장) |
| 투타 | 우투우타 |
| 포지션 | 우완 선발투수 |
| 신체 | 198cm · 97kg |
| 현 소속 | 시애틀 매리너스 (등번호 36) |
| 프로 입단·데뷔 |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4순위, 계약금 388만 3,800달러), 2021년 5월 데뷔 |
| 소속 이력 | 스텟슨대 → 매리너스 단일 조직(2018~) |
| 주요 이력 | 2024년 올스타, 그해 이닝·WHIP 메이저 전체 1위 |
왜 지금 주목하나
2024년 그는 208⅔이닝을 던지며 WHIP 0.89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그런데 그해 성적은 9승 12패였다. 팀 득점 지원이 따라오지 않은 결과다.
2026년에는 7월 하순 기준 20선발 120이닝에서 8승 6패 평균자책 3.38, WHIP 0.98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은 리그 최상위권이고 WHIP은 아메리칸리그 3위권이다.
2026년 그가 붙잡고 있는 것은 구속이다. 시즌 초 6선발에서 포심 평균 95.5마일이던 것이 최근에는 97마일 가까이 올라왔다. 구단 투구전략 담당자는 시즌 중에 1마일을 올리는 선수는 리그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뒷마당 마운드
아버지가 집 뒤뜰에 마운드를 만들고 어린 아들의 공을 직접 받았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사서였다.
형도 고교 시절 투수였다. 형은 팔꿈치 부상으로 고교 이후 야구를 그만뒀다. 그 형이 동생에 대해 남긴 말이 있다.
"동생 공의 회전을 봤는데, 제가 본 어떤 것과도 달랐습니다."
일주일
고교 시절 그의 문제는 구속이 아니라 회복이었다. 2014년 가을, 아버지가 사설 아카데미에서 한 말이 그 시기를 요약한다.
"로건은 90마일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던질 때마다 일주일 동안 다시 던지지 못합니다."
그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고, 대학 리크루팅도 거의 없었다. 그를 데려간 재학생 3천 명 규모의 사립대는 그를 투수가 아니라 투타 겸업 선수로 뽑았다. 대학 입학 시점까지 그가 던진 통산 이닝은 55이닝이었다.
250이닝, 313탈삼진
대학 3년 동안 그는 250⅔이닝에서 313탈삼진을 잡고 볼넷 77개를 내줬다. 통산 23승 3패 평균자책 2.48.
2017년 4월 한 경기에서는 완봉승을 거두며 삼진 18개를 잡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10타자 연속 삼진이었고, 첫 23타자를 연속으로 처리했다. 노히트는 아웃카운트 세 개를 앞두고 깨졌다.
2018년 그의 163탈삼진은 대학 1부 전체 1위였다. 그해 6월 시애틀이 그를 전체 14순위로 지명했다. 학교 역사상 최고 순번이었다.
다만 그해 봄 그의 구속은 91~92마일대로 떨어져 있었다. 전해 여름 리그에서 97마일을 던진 투수였다.
"분명히 몇몇 사람들은 우려했고, 제가 좀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등판 0경기
계약 직후 그는 단핵구증 진단을 받았고 발가락 수술도 함께 받았다. 6주 동안 편두통과 인후통에 시달렸고 체중이 20파운드 빠졌다. 2018년 그의 프로 등판 기록은 0경기다.
구단 선수육성 디렉터가 그의 플로리다 집으로 책 세 권을 보냈다.
이듬해 그는 한 시즌에 세 레벨을 올라가며 26선발 135이닝 평균자책 2.13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0년은 마이너 시즌 자체가 취소돼 또 한 해 공식 등판이 없다. 그 시간에 그가 한 작업은 체인지업 재설계였다.
잃어버린 커브
2021년 5월 13일 데뷔전에서 그는 4이닝 4자책으로 졌다. 그해 성적은 24선발 평균자책 4.68이었다.
문제는 마이너에서 늘 통하던 구종이 빅리그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마이너에서 제 커브는 항상 거기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라와 보니 제 일부가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가 찾은 답은 새 구종이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겨울, 그는 외부 훈련시설에서 스플리터 그립을 배웠다. 대신 피안타율이 1할대였던 체인지업을 버렸다. 사용 빈도가 워낙 낮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 스플리터는 2024년 피안타율 .104에 헛스윙률 59%를 기록했다.
127등판
2021년 데뷔 이후 그는 예정된 선발 등판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127등판 734⅔이닝을 그렇게 던졌다.
첫 부상자 명단은 2025년 4월이었다. 3이닝을 퍼펙트로 막다가 오른 전완이 뻣뻣해져 스스로 내려왔고, 진단은 팔꿈치 굴근 염좌 최경증이었다. 51일 만에 돌아왔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 다시 정리를 해야 합니다. '아 잠깐,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인간이구나' 싶었죠. 그래서 제 가장 큰 목표는 늘 32선발 200이닝입니다."
그해 10월, 사흘 전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6이닝을 던진 그가 5차전 연장 승부에 불펜으로 올라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커리어 첫 구원 등판이었다.
1,000
2026년 7월 11일, 그는 통산 1,000탈삼진에 도달했다. 그 시점 그가 던진 이닝은 944이닝으로, 구단 역사상 가장 적은 이닝으로 1,000탈삼진에 닿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랜디 존슨의 957⅓이닝이었다.
기록으로 보는 로건 길버트 (MLB 정규시즌)
| 시즌 | 등판 | 선발 | 승-패 | 평균자책 | 이닝 | WHIP | 탈삼진 | 볼넷 |
|---|---|---|---|---|---|---|---|---|
| 2024 (올스타) | 33 | 33 | 9-12 | 3.23 | 208⅔ | 0.89 | 220 | 37 |
| 2025 | 25 | 25 | 6-6 | 3.44 | 131 | 1.03 | 173 | 31 |
| 2026 (7월 하순) | 20 | 20 | 8-6 | 3.38 | 120 | 0.98 | 129 | 25 |
2024년의 9승 12패는 부진이 아니다. 208⅔이닝과 WHIP 0.89는 그해 메이저 전체 1위였다. 승수는 팀 득점의 함수다. 2025년은 첫 부상자 명단으로 이닝이 줄었지만 131이닝에 173탈삼진으로 삼진 능력은 오히려 커리어 최고 수준이었다. 2026년은 이닝과 WHIP이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온 시즌이다.
플레이 스타일
그의 정체는 익스텐션이다. 공을 놓는 지점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얼마나 나와 있는지를 말하는 수치인데, 그는 데뷔 이후 6년 연속 리그 상위 1% 구간에 있다. 198cm 신장에 보폭이 자기 키보다 1피트 더 길다.
타자 입장에서는 같은 구속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 한 포수의 표현으로는 반응할 시간이 줄어 방어적인 스윙이 나온다는 것이다. 본인은 이것을 도미노에 비유한다. 앞의 두세 개를 훈련하면 나머지가 따라 넘어진다는 설명이다.
정작 그는 익스텐션을 따로 훈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 릴리스가 얼마나 앞에 있는지 안 것도 대학 막바지였다.
구종 구성은 크게 바뀌었다. 데뷔 시즌 60%를 넘던 포심 비중이 2024년에는 30% 수준까지 내려갔다. 지금 그를 지탱하는 것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다. 슬라이더는 구위 자체보다 원하는 곳에 넣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살아났다.
다만 2026년 스플리터의 가치가 커리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내려가 있다. 올해는 그 공이 예년만큼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투수코치는 준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잘 준비하는 선수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표현이었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낯선 용어: '익스텐션'은 투수가 공을 놓는 지점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얼마나 나와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길수록 같은 구속이 타자에게 더 빠르게 느껴진다. '스플리터'는 검지와 중지를 벌려 잡아 급격히 가라앉히는 공, 'WHIP'은 이닝당 출루 허용 수다.
- 오해하기 쉬운 지점: 2024년의 9승 12패를 부진으로 읽으면 안 된다. 그해 이닝과 WHIP은 아메리칸리그가 아니라 메이저 전체 1위였다. 또 익스텐션은 훈련해서 늘린 것이 아니다. 본인이 직접 훈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스타 선정은 2024년 한 번뿐이다.
- 눈여겨볼 것: 그의 등판을 볼 때 가장 빠른 기준은 스플리터의 결과다. 포심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인 뒤 이 공이 위기 상황의 결정구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 공이 안 될 때는 삼진이 줄고 투구 수가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