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대학에서 공을 던진 적이 거의 없던 2루수가 있었다. 그는 지명을 받고 투수가 됐고, 4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났으며, 태평양을 건너가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서른다섯이 되어서야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영문 이름 | Nicholas Andres Martinez |
| 출생 | 1990년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쿠바계) |
| 투타 | 우투좌타 |
| 포지션 | 우완 투수 (선발·불펜 겸업) |
| 현 소속 | 탬파베이 레이스 (2026~) |
| 학력 | 벨렌 예수회 고교(마이애미) → 포덤대 |
| 프로 입단·데뷔 | 2011년 드래프트 18라운드(전체 564순위, 텍사스), 2014년 데뷔 |
| 소속 이력 | 텍사스(2014~2017) → 닛폰햄(2018~2020) → 소프트뱅크(2021) → 샌디에이고(2022~2023) → 신시내티(2024~2025) → 탬파베이(2026~) |
왜 지금 주목하나
2026년 7월, 마르티네스는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8경기 선발에서 8승 2패 평균자책 2.65, WHIP 1.12를 기록하며 탬파베이를 지구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뒤였다. 시즌 시작 전 그와 맺은 1년 계약은 내내 '헐값 영입' 소리를 들었다.
서른다섯 살에 맞은 생애 첫 별 앞에서 그는 담담했다.
"첫 올스타가 되기까지 꽤 오래 걸렸네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방망이 대신 공
마이애미의 쿠바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마르티네스는 포덤대에서 3년간 148경기에 나선 주전 2루수였다. 마운드에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2011년 텍사스가 18라운드로 그를 지명하며 방망이 대신 공을 쥐어줬다.
2014년 데뷔했지만 4년 내내 평균자책은 4~5점대에 머물렀다. 2017년 3승 8패 5.66을 끝으로 그해 12월 논텐더, 사실상 방출됐다.
태평양 건너의 재탄생
미국 시장의 관심이 얕아지자 그는 일본으로 갔다. 2018년 닛폰햄에서 시작해 2019년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렸고 2020년에도 부진했지만, 2021년 소프트뱅크로 옮긴 뒤 평균자책 1점대의 커리어 최고 시즌을 만들어냈다.
일본에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성적이 아니라 구종이었다. 그는 체인지업 그립을 벌컨 그립으로 바꿨고, 그 공이 훗날 '메이저 최고의 체인지업'이라 불리는 무기가 된다.
같은 해 여름 도쿄 올림픽에서는 미국 대표 선발로 나서 한국을 상대로 5이닝 9탈삼진 승리를 따냈다. 결승에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일본에 패해 미국은 은메달에 그쳤다.
뭐든 합니다
2022년 샌디에이고로 복귀한 뒤부터 그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스윙맨으로 자리를 굳혔다. 옵트아웃 뒤 선발과 불펜 양쪽에 인센티브를 건 이례적인 3년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는 이 태도를 스스로 이렇게 요약했다.
"우승 반지를 끼워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합니다."
신시내티 시절 포수 오스틴 윈스는 그의 체인지업을 "벅스 버니 같다"고 표현했고, 투수코치는 정밀한 제구를 두고 그에게 '닥'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유일한 수락
2024년 신시내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 3.10으로 구단 올해의 투수가 된 그는, 다년 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2,105만 달러짜리 퀄리파잉 오퍼를 그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수락했다. 이듬해 6월에는 친정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9회에 대타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안타를 내주지 않으며 노히트에 근접했다.
기록으로 보는 닉 마르티네스 (MLB 정규시즌)
| 시즌 | 선발 | 승-패 | 평균자책 | 이닝 | WHIP | 탈삼진 |
|---|---|---|---|---|---|---|
| 2022 (SD) | 10 | 4-4 | 3.47 | 106⅓ | 1.29 | 95 |
| 2023 (SD) | 9 | 6-4 | 3.43 | 110⅓ | 1.26 | 106 |
| 2024 (CIN) | 16 | 10-7 | 3.10 | 142⅓ | 1.03 | 116 |
| 2025 (CIN) | 26 | 11-14 | 4.45 | 165⅔ | 1.21 | 116 |
| 2026 (7월 중순) | 18 | 8-2 | 2.65 | 105⅓ | 1.12 | 62 |
2022년과 2023년의 선발 등판 수가 적은 것은 부진이 아니라 스윙맨 보직 때문이다. 두 해 모두 불펜 등판을 포함해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2026년의 특징은 탈삼진이다. 105이닝에 62탈삼진으로 이닝당 0.59개에 그치는데, 평균자책은 커리어 최저 수준이다. 삼진으로 잡는 투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플레이 스타일
마르티네스의 중심은 체인지업이다. 포심과 12마일 가까이 차이 나는 이 공이 같은 팔 스윙에서 나오기 때문에, 타자는 빠른 공을 기다리다 배트가 먼저 나간다. '메이저 최고의 체인지업'이라는 평가는 구속 차와 궤적의 조합에서 나온다.
그는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다. 대신 볼넷을 적게 주고 맞혀 잡는다. 2026년 이닝당 탈삼진은 0.6개도 되지 않지만 WHIP은 1.12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이 필요한 자리를 메우는 유연함까지, 성적표의 화려함보다 쓸모로 살아남은 투수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한국 접점: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 선발로 한국을 상대해 5이닝 9탈삼진으로 승리를 따냈다.
- 낯선 용어: '스윙맨'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쓰이는 투수다. '논텐더'는 구단이 연봉조정 대상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는 것으로, 사실상 방출이다. '퀄리파잉 오퍼'는 자유계약 선수에게 구단이 제시하는 1년짜리 고액 계약이다.
- 오해하기 쉬운 지점: NPB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미국 선수라는 경로는 흔치 않다. 일본에서 배운 벌컨 그립 체인지업이 없었다면 지금의 마르티네스도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일본 시절은 우회로가 아니라 본선이었다.
- 표기: 국내 매체에서는 '마르티네스'와 '마르티네즈'가 함께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