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아홉 살에 동일본대지진 쓰나미로 아버지와 조부모, 집까지 잃은 소년이 폐허 위에서 야구로 다시 일어나 '레이와의 괴물'이 됐다. 스무 살에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 퍼펙트게임(19탈삼진·13타자 연속 삼진 세계신기록)을 던진 뒤, 확실한 거액을 포기하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건너온 우완 투수다. 지금은 첫 건강한 풀시즌에서 지배력과 기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영문 이름 | Roki Sasaki (佐々木朗希) |
| 출생 | 2001년 11월 3일, 일본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 |
| 투타 | 우투우타 |
| 포지션 | 투수(선발) |
| 현 소속 | LA 다저스 (2025~, 등번호 11) |
| 프로 입단·데뷔 | 2019년 지바 롯데 마린스 드래프트 1순위 → MLB 데뷔 2025년 3월 19일(도쿄돔, vs 컵스) |
왜 지금 주목하나
사사키의 이야기는 한국 팬에게 결코 먼 이름이 아니다. 그는 김혜성과 같은 2025년 겨울 다저스에 나란히 입단했다. '우리 선수와 같은 라커룸을 쓰는 일본 우완'인 셈이다. 2026년 5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마운드의 사사키, 타석의 이정후, 2루 수비의 김혜성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장면도 나왔다.
지금이 그의 커리어에서 분기점이기도 하다. 2025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을 뻔했던 그는 가을에 불펜 마무리로 반전해 다저스의 2년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26년, 처음으로 부상 없이 맞은 온전한 풀타임 선발 시즌은 커리어 최고 호투와 커리어 최악 부진이 뒤섞인 기복 속에 흐르고 있다. 두려운 재능과 흔들리는 유망주라는 두 얼굴이 한 시즌 안에 공존한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바다가 삼킨 마을, 그리고 야구공
2011년 3월 11일, 규모 9.1의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가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를 덮쳤다. 아홉 살이던 사사키는 학교에서 대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집은 통째로 바다에 쓸려 갔고 아버지 코타 씨(당시 37세)와 친조부모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어머니와 세 아들은 오후나토로 옮겨 갔다. 가진 것을 거의 다 잃은 가족이었지만 소년은 야구공만은 놓지 않았다. 훗날 그는 "야구를 할 때 가장 행복했다. 경기 속에서 나 자신을 잊고 힘든 시간과 맞서 싸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레이와의 괴물, 그리고 감독의 결단
2019년 봄, 고교 3학년이던 사사키는 국가대표 후보 연습경기에서 시속 163km를 찍으며 오타니 쇼헤이가 갖고 있던 고교생 최고 구속 기록을 넘어섰다. 일본 언론은 그에게 '레이와의 괴물'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그해 여름 고시엔 진출이 걸린 이와테현 결승에서, 감독 국보 요헤이는 에이스 사사키를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던질 수 있는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내 판단이었다. 부상을 막기 위해서였다." 승리와 선수의 미래 중 무엇이 우선인가라는 이 물음은 일본 열도를 둘로 갈랐고, 2021년부터 시행된 고교야구 투구수 제한 규정의 방아쇠가 됐다.
스무 살의 완벽한 경기
2020년 프로 첫해 1군 실전 등판을 한 번도 하지 않으며 몸을 만든 사사키는,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던졌다. 스무 살 다섯 달,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였고 개인 완전시합으로는 28년 만이었다. 그날 19개의 삼진을 잡아 일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13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배터리 파트너는 프로 1년차, 만 18세의 포수 마쓰카와 코였다. 놀랍게도 일주일 뒤 등판에서도 8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아 두 경기에 걸쳐 52명을 연속 범타 처리했지만, 감독 이구치 다다히토는 9회를 앞두고 그를 교체했다. 또 한 번 대기록 대신 선수의 몸을 택한 것이다.
돈을 버리고 바다를 건너다
2024년 겨울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만 25세가 되기 전 미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아마추어'로 분류돼 소액의 국제 계약 보너스만 받을 수 있는데, 그는 겨우 만 23세였다. 2년만 더 기다렸다면 초대형 계약이 가능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을 택했고, 2025년 1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계약금 650만 달러를 받았다. 그의 결정을 두고 부정 접촉 의혹이 리그 전반에 퍼졌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 조사 결과 부적절한 합의의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아무런 징계도 없었다.
기록으로 보는 사사키 로키 (MLB 정규시즌)
| 시즌 | 등판 | 승-패 | 평균자책 | WHIP | 탈삼진 |
|---|---|---|---|---|---|
| 2025 | 10 | 1-1 | 4.46 | 1.43 | 28 |
| 2026 (7월 중순) | 16 | 3-5 | 5.33 | 1.36 | 80 |
데뷔 시즌은 부상으로 10경기에 그쳤지만, 2026년 그는 이미 16경기에서 80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평균자책은 5점대에 걸려 있어도, 타자 앞에서 사라지는 그 스터프는 여전히 살아 있다.
플레이 스타일
사사키의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시속 98~100마일을 오가고, 최고 구속은 165km에 이른다. 불펜이 아니라 선발 등판 중에 이 구속을 찍는다는 점에서 더 높이 평가받는다. 그를 진짜 괴물로 만든 무기는 손끝에서 사라지듯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손가락을 극단적으로 벌려 회전을 죽인 이 공은 회전수가 너클볼에 가까울 만큼 낮아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저스로 온 뒤 그는 이 공을 더 빠르고 제구하기 쉬운 스플리터로 개조하고 슬라이더도 새로 다듬었다. 높은 레그킥을 앞세운 투구 폼도 특징이다. 다만 골반이 너무 빨리 열리며 구속을 잃는 메커닉 문제를 안고 있었고, 이를 교정하는 과정이 최근 몇 시즌의 부침과 맞물려 있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김혜성과 같은 2025년 겨울 다저스에 동반 입단했다. 김혜성과 김하성은 다른 선수이니 혼동하지 말자.
- '헐값 계약'은 실력 저평가가 아니라 25세 미만 국제 아마추어 규정과 본인의 조기 도전 선택이 겹친 결과다.
-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2025년이며, 2026년은 그의 첫 건강한 풀시즌이다.
- 이 우완이 정작 한일전 마운드에서 한국을 정면으로 상대한 적은 없다. 2023년 WBC 한국전 선발은 사사키가 아니라 다르빗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