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그가 던지는 공은 리그에서 빠른 편이 아니다. 평균 92마일짜리 속구로 일본프로야구를 12년 지배한 뒤, 서른다섯에 처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볼넷을 안 주는 능력은 그대로 건너왔고, 삼진을 잡는 능력은 건너오지 않았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영문·일본어 이름 | Tomoyuki Sugano / 菅野智之 |
| 출생 | 1989년 10월 11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 |
| 투타 | 우투우타 |
| 포지션 | 우완 선발투수 |
| 신체 | 185cm · 103kg (MLB 등록 기준) |
| 현 소속 | 콜로라도 로키스 (등번호 11) |
| 프로 입단·데뷔 | 2012년 NPB 드래프트 1순위(요미우리), 2013년 3월 NPB 데뷔 · 2025년 3월 MLB 데뷔 |
| 소속 이력 | 도카이대 사가미고 → 도카이대 → 요미우리 자이언츠(2013~2024) → 볼티모어(2025) → 콜로라도(2026~) |
| 주요 수상 | 사와무라상 2회(2017·2018), 센트럴리그 MVP 3회 |
왜 지금 주목하나
2026년 그는 콜로라도와 1년 5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팀이다. 7월 하순 기준 18선발 96이닝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 4.69를 기록하고 있다.
숫자를 뜯어보면 그의 정체가 그대로 드러난다. 96이닝에 볼넷 24개. 반면 탈삼진은 56개로 이닝당 0.6개가 안 된다. 삼진 비율은 리그 하위 2% 구간이다. 맞혀 잡는 투수가 고지대 구장에서 어디까지 통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6월 말에는 허리 경련과 손톱 문제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메이저 커리어 첫 IL이었다.
커리어를 만든 장면들
이틀에 337구
고교 3년 동안 그는 갑자원 본선을 한 번도 밟지 못했다. 가장 가까이 간 것이 2007년 여름 가나가와 현대회였다.
준결승에서 168구를 던져 완투승을 거뒀고, 다음 날 결승에서 다시 169구를 던져 완투패했다. 이틀에 337구였다.
"솔직히 빨리 끝났으면 했습니다. 이렇게 괴로운 건 빨리 끝나달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는 경기가 끝났을 때 1밀리도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이렇게 생각했다고 했다. 이걸로 내일부터 연습 안 해도 되는구나.
혈연이 먼저 화제가 되던 시절
외할아버지는 고교·대학 야구 감독이었고, 외삼촌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선수이자 감독이었다. 중학 시절부터 그는 지역에서 누구의 손자, 누구의 조카로 불렸다.
"화제만 앞서가는 느낌이라… 삼촌 얘기가 나오는 게 싫었습니다."
대학에서는 4년 동안 332⅔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0.57을 기록했다. 리그 기록인 53이닝 연속 무실점도 그의 것이었다.
입단하지 않은 1순위
2011년 드래프트에서 그는 홋카이도 닛폰햄의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요미우리와 경합해 추첨으로 갈린 결과였다.
그는 입단을 거부했다. 일본 규정상 거부하면 다음 해 드래프트까지 프로에 갈 수 없다. 그는 1년을 프로 경기 없이 훈련만 하며 보냈다.
이듬해 요미우리가 그를 1순위로 지명했고, 그는 계약했다. 데뷔 시즌인 2013년에 13승을 올렸다.
두 번의 겨울
2020년 겨울, 요미우리는 그를 포스팅했다.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희망 금액에 이르지 못했고, 교섭 마감일에 그는 원소속팀에 잔류했다.
4년 뒤인 2024년 12월, 이번에는 포스팅이 아니라 해외 FA권 행사였다.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 과정의 화상 통화에서 그는 통역을 통해 이렇게 되물었다.
"삼진을 쫓기를 원하십니까? 이닝을 먹기를 원하십니까? 저에게 어떻게 던지기를 원하십니까?"
2025년 3월 30일, 그는 만 35세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처음 섰다. 4이닝 2실점 뒤 손 경련으로 내려갔고 패전투수가 됐다. 첫 승은 일주일 뒤였다.
기록으로 보는 도모유키 스가노 (MLB 정규시즌)
| 시즌 | 등판 | 선발 | 승-패 | 평균자책 | 이닝 | WHIP | 탈삼진 | 볼넷 |
|---|---|---|---|---|---|---|---|---|
| 2025 (볼티모어) | 30 | 30 | 10-10 | 4.64 | 157 | 1.33 | 106 | 36 |
| 2026 (7월 하순, 콜로라도) | 18 | 18 | 10-4 | 4.69 | 96 | 1.29 | 56 | 24 |
두 시즌의 평균자책은 거의 같지만 승패는 다르다. 주목할 것은 볼넷이다. 2025년 157이닝에 36개, 2026년 96이닝에 24개로 9이닝당 2개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탈삼진은 2025년 106개에서 2026년 이닝당 0.58개로 더 떨어졌다. 그의 MLB 성적은 이 두 축의 균형으로 설명된다.
플레이 스타일
포심 평균 구속은 92마일대이고 해마다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속구 구속 자체는 리그 하위권이다. 그의 무기는 구속이 아니라 구종 수와 배치다. 2025년 여섯 가지, 2026년에는 일곱 가지 구종을 던진다.
가장 확실한 공은 스플리터다. 2026년 피안타율이 1할대 중반이고 헛스윙률은 30%를 넘는다. 반대로 가장 많이 맞는 공은 싱커로, 피안타율이 3할대 후반이다. 7월 IL에서 복귀한 뒤 그는 스플리터에 깊이를 더 주는 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의 평가는 일관된다. 구위 모델 수치는 리그 평균에 한참 못 미치지만, 코너를 공략하는 제구와 구종 배합으로 버틴다는 것이다. 볼티모어 시절 그를 영입한 단장은 그를 두고 "자기 자신을 아주 잘 아는 투수"라고 표현했다.
2019년 부진 이후 그는 투구 동작을 바꿨다. 시작 동작에서 양손을 앞으로 끌어내 상체 회전을 먼저 만드는 방식이다. 서른을 넘기며 몸의 비틀림을 쓰기 어려워진 데 대한 대응이었다.
한국 독자를 위한 메모
- 낯선 용어: NPB 드래프트에서 여러 구단이 같은 선수를 1순위로 부르면 추첨으로 교섭권을 정하고, 지명받은 선수가 입단을 거부하면 다음 해 드래프트까지 프로에 갈 수 없다. '포스팅'과 '해외 FA권'은 다르다. 포스팅은 소속 구단이 이적을 허락하고 양도금을 받는 절차이고, 해외 FA권은 선수가 일정 기간을 채우면 스스로 얻는 권리다.
- 오해하기 쉬운 지점: 2024년 겨울 그의 메이저 진출은 포스팅이 아니라 FA였다. 포스팅은 2020년에 시도했다가 결렬됐다. 또 그가 일본인 최고령 메이저 데뷔라는 설명도 사실이 아니다. 고교 시절 갑자원 본선 출전도 없다.
- 눈여겨볼 것: 그의 경기는 삼진이 아니라 이닝당 주자 수로 읽어야 한다. 볼넷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실점은 대부분 연속 안타와 홈런에서 나온다. 특히 홈 구장이 타자에게 유리한 쿠어스필드라는 점이 2026년 성적을 볼 때 함께 고려해야 할 조건이다.
